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조커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에서의 역할을 넘어서 철학적인 면모를 띄기 때문에, 다른 영화 속의 악역보다 강렬하게 대중의 기억 속에 남습니다.
조커의 철학은 다른 등장인물들(배트맨, 하비 덴트, 마피아 등)과의 대화 속에서 자주 드러나며, 이는 다른 등장인물들 사이의 장면들을 통해 부각되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조커가 하비 덴트와의 대화하는 장면 또한 그 중 하나인데, 저는 처음에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의미가 궁금했었습니다. 의미에 대해 제 나름대로 해석하여 공유합니다.
해당 장면은 공개된 공식 영상에서는 찾을 수 없어, 바로 직전의 장면을 유튜브 영상으로 가져왔습니다. 장면을 떠올리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바로 이후에 조커는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합니다.
Joker :
You know what, you know what I noticed?
Nobody panics when things go according to plan. Even if the plan is horrifying.
If tomorrow I tell the press that, like, a gangbanger will get shot or a truckload of soldiers will be blowing up, nobody panics, because it's all part of the plan. But when I say that one little, old mayor will die, well, then, everyone loses their minds!
Introduce a little anarchy... upset the established order and everything becomes chaos. I'm an agnet of chaos. Oh, and you know the thing about chaos? It's fair.
Youtube 영화의 자막의 한글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커 :
이거 알아?
계획대로만 되면 사람들은 동요 안해. 끔찍한 계획이라도!
내가 언론에 갱단이 살해되거나 군인들이 몰살된다고 떠벌려도 아무도 안 놀래. 계획의 일부라서지. 근데 하찮은 시장이 죽을 거라고 하면 다들 미쳐버리지.
무정부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질서가 파괴되면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난 혼란의 사도야. 혼란의 가장 큰 미덕이 뭔지 알아? "공평함"이지.
저는 위 대사가 다른 대사에 비해 조금 더 비유적인 측면이 있어서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셨나요?
갱단, 군인, 시장 모두 '언론에 죽는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두 '계획의 일부' 아닌가?
왜 '갱단과 군인'의 죽음은 사람들이 안 놀래고, '시장'의 죽음은 사람들이 미쳐버린다고 표현했을까?
조커는 위의 대사에서도 말했듯이 '혼란의 사도'를 자청합니다. 그런 면에서 조커의 상대인 배트맨은 '질서의 사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서의 사도'인 배트맨은 사회 질서를 선이라 생각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사회 질서에서 악이라고 정의되는 행동(폭력)까지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 트롤리지에서 등장하는 주요 악당들은 모두 사회 붕괴를 목표로 배트맨과 대치하며, 이를 막는 배트맨은 초법적인 행동들로 사회적으로도 영웅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다크나이트의 유명한 마지막 대사가 이를 말해줍니다.
Because he's not a hero. He's a silent guardian, a watchful protector. A Dark Knight.
그는 영웅이 아닌 묵묵히 우릴 지켜주는 구원자, 어둠의 기사임을.
배트맨과 달리 조커는 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혼란이 옳다고 믿는 인물입니다. 조커는 자신을 "Dog chasing cars(차를 쫓아뛰는 개)"라고 말하며 질서에 구속받지 않는 사회를 꿈꿉니다.
그의 대사를 다시보면, '갱단'과 '군인'은 모두 사회 질서 내 존재하는 직업으로 대다수 시민을 대신하여 죽음과 맞닿아있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커는 이를 "Civilized people(문명인)"이 정한 계획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반면에 '시장'이라는 직업은 문명인이 정한 계획 속에서 단순한 행정가일 뿐입니다. '시장'이 죽는 것은 문명인의 계획에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 즉 사회 속 문명인들은 '갱단과 군인'의 죽음은 안 놀래지만, '시장'의 죽음에는 미쳐버립니다.
제 나름대로 해석한 내용이 위 대사를 들으며 물음표를 띄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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